이렇게 희미하게 널 마주칠 때마다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어.
널 잊으면
안되는 거잖아. 널 만나면 기뻐야 하는 거잖아. 날 찾아준 너에게 고마워
해야 하잖아.
그런데 아파. 적어두지 않으면 너에 대한 거 다 잊어버리면서,
다 잊어버렸으면서, 그래도 아파.
너무 짧아서, 다시금 네 얼굴을 새기지도 못할
만큼 짧은 순간만 너를 본 거라서, 또 쉽게 잊을 내가 미워서,
미안해서, 그래서 아파.
눈물 많은 날은 울기도 하고, 마음 굳은 날은 그저 먹먹함만 가슴에 남아.
널 만났다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어,
혼자서, 네가 뭘했더라, 웃었던가, 어떤 표정을 했었지? 뭐라고 말을 했던가, 목소리가
어땠지? 자꾸만 흩어지는 기억을 떠올리고, 되살리며, 기쁜지 슬픈지 모를 시간을 보내.
내
안의 어느 구석엔가 숨어있던 너를 끄집어내는 건, 어째서 매번 내가 아니라
너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또 와. 안오면 잊을거야, 잊어버릴거야, 잊혀지고 말거야.
그러니
꼭, 또, 너를 찾아내.
그렇게 나를 찾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