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런 걸 왜 찍냐고 당신이 물었다.
글쎄. 그저 예뻐서,
찍고 싶고, 남겨 두고 싶어서일까. 찍힌 모습을 보고서도 계속 남겨두고 싶은
건 몇 없는데 말이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니, 쓸데없는 짓일까.
꾸준히 찍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우연의
힘만 이따금 빌리고 있을 뿐이야.
내가 보는 화면 크기로 보여야 그나마
나를 만족시키는 사진들은 왜 굳이 크게 찍었을까 싶어서, 다시 사이즈를 줄여놓기도
하고. 혹시 흑백으로라면 다를까 설정을 바꿔보기도 해. 잘 찍히지 않는 야경이나,
멀어서 작게 찍히는 달 같은 경우, 더 좋은 성능을 꿈꾸기도 하지.
좋은 기계로라면 좋은 사진이 절로 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예쁘다, 하고 렌즈를 들이댄다고, 그 마음을 그대로 담을 순 없다는 걸 인정해야겠지. 그래도 그만두고 싶지 않은 건 어쩌지. 단순히 기록의 한 방법이다, 라며 그저 찍는 걸로 만족해야 할까. 찍고 찍고 또 찍으면서, 마음에 드는 결과물들만을 모아야 할까.
왜 사진을 찍고
있을까. 무슨,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 걸까,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