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구이

ex_diary/~2008 | 2008/09/16 19:25 | mmiya
  만만한 고등어만 사 먹다가, 가자미를 사서 구웠더니 납작한 녀석들의 냄새가 싫다하기에, 꽁치를 사봤다. 생선 손질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서, 손질되어 조각난 것들로 주로 사는데, 소금에 절인 꽁치가 싸게 팔기에, 마리 포장되어 있는 걸로 골랐다.
  몇 번 사 먹은 고등어가 소금에 절인 것이라 해도 싱거웠기에, 소금을 좀더 뿌려서 통으로 한 마리 후라이팬에 구우려고 넣었더니, 생각보다 커서 바로 눕질 못한다. 아쉬운대로 중간쯤 칼집을 넣어 꺾었다. 칼집 새로 피가 새어 나온다 싶더니, 내장이 보이는 듯하다. 왠지 불안하다. 원래 그냥 통으로 굽는 게 맞나 모르겠다. 고민할 새도 없이 꽁치는 잘도 익어서, 뒤집어가며 마저 익혀 그릇에 담아두었다.
  기름이 많이 나오던데, 남은 한 마리는 구이 말고 다른 걸 해볼까 하며 인터넷 검색을 했다. 어라? 다들 손질부터 하란다. 내장도 다 빼야한단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소금에 절인 걸 샀으니 당연히 기본 손질은 된 거 아닌가? 개별포장도 잘 되어 있었는데. 그냥 구우면 되는 거 아니었나? 설마 바다에서 건져서 소금만 뿌리고 낱개로 담아 랩만 씌우기도 하는 걸까? 펑.
  설마설마하며 계속 검색을 했다. 신선한 경우는 내장까지 먹기도 하고, 건강에도 그 편이 좋다는 검색 결과를 겨우 찾아내고서야 조금 진정이 되었다. 수퍼에 판매되기까지의 과정은 모르지만. 모르는 편이 나을지도.
  이제 남은 일은 서방님께 이 과정을 고스란히 불고서, 구워진 꽁치를 먹어치우는 것이다. 하아. 그리고 나머지 한 마리는 손질 제대로 해서 - 할 수 있을까, 두렵다. - 조림을 시도해 봐야겠다.
  구이 냄새가 계속 난다. 냄새 때문에, 이 일을 잠시 잊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구나.
  뭔가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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