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크륵 소리밖에 못내는 '보스'. 내 멋대로 이름 붙였다. 3인칭으로만 사용하지만. 도망가는 법이 없고, 가까이 가서 만져주어야 기지개 켜며 일어서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그제야 봤다는 듯 느릿한 반응을 보인다. 굼뜨긴 해도 애교가 많은 녀석이다. 눈이나 입가도 좀 이상하고, 몸도 무척 마르고, 털도 군데군데 빠지고, 목소리도 이상하고, 그래서 어디 아프거나, 많이 늙었나보다고 짐작할 따름이다. 저녁마다 먹이주러 나오는 아주머니가 있어서, 근처에서 보는 다른 고양이들은 다들 튼실한데. 서방님 퇴근길 마중갈 때마다 봤었기에 어두워서 계속 사진 못 찍다가, 수퍼가는 길에 사진부터 찍고 잠시 놀았다. 혼자 있을 때는 열심히 도망가면서 '보스'랑 놀고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서 저도 만져달라고 들이미는 '쫄따구'는 낮에는 안 보였다. 같이 있었음 함께 찍는 건데. 대답 잘하고, 먼저 부르면서 아는 척도 하는, 남들보다 튼튼한 '뚱땡이'도 낮에는 어디에 틀어박혀 자는 건지 보이지 않았다. 사진 찍는 것만 포기하면 같이 친해져서 놀만한 녀석들이 많은 동네인데, 더 볼 날이 열흘도 안 남았네. 역시나 가장 걱정되는 건 '보스'.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