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착한 척? 너 안 착하잖아."
알아, 안 착한
거. 하지만 날 모르는 사람에게 못되게 굴 이유도 없는 걸. 그래,
어쩌면 그로 인해 나에 대한 오해를 안겨줄지도 몰라. 조금만 귀찮아도, 그저
마음이 그런 상황이라는 이유로, 멋대로 구는 나니까. 그래서 갑자기 변한 듯한
내 행동에 누군가는 상처입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퉁퉁대야 해? 처음보는 사람에게까지? 물론
이런 가식이 스스로도 귀찮을 때도 있어. 하지만 이것조차 나라면? 그렇다면 그
나름대로 진실한 거 아닐까.
솔직히는 모르겠어. 어디까지가 나인지. 내 자신에게만은
진실해 보자고도 생각해 봤는데, 역시 어려워. 혼나는 게 싫어서, 잔소리 듣기가
싫어서, 가끔은 무서워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살아온 내 삶의 방식인데, 타고난 천성은
분명 아닌데, 무엇을 두려워하는 걸까.
외로움? 글쎄. 이건 세모쯤. 외로운
건 좀 쓸쓸할 때도 있지만, 편하기도 하니까.
비난? 싸움? 흠. 이건 확실히 싫긴 하네. 욕 먹는 건 싫어. 내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도 역시 기분이 나쁘니까. 싸움은 원래 잘 못하니까 질 게 뻔 하고, 그럼 또 기분이 나쁘겠지. 어라, 그럼 결국 기분이 상하는 게 싫어서인가. 그렇다면 바꾸기 힘들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데. 나를 위한 행동이라는 데야 도리가 없잖아.
상처받을 다른 이?
원래 안 착한 인간이 좀 착한 척하다가 본성을 보이는 것이나, 처음부터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것이나, 상처받을 사람은 상처받기 마련이잖아. 어느 쪽을 고르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네. 배려할 수 없어.
그저
내가 위선을 떨고 있는 것인가 싶어서 잠시 고민한 것 뿐이야. 에?
그러고 보니 그것도 착한 척이잖아? 위선이면 어떻고 가식이면 어떻고 진실하지 못하면
또 어떻다고 말이지. 큭. 웃겼어.
왠지 기분이 좋아졌네.
어차피
착해질 생각은 없었으니까.
설사 그런 생각을 한들 그게 쉬운 일인가?
그냥 멋대로 살자고. 하핫.